검찰이 진경준 검사장(49·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넥슨 비상장주식 특혜의혹과 관련,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의 소환을 검토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는 모양새다.

진 검사장의 주식 매입자금 4억2500만원의 출처가 넥슨 측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검찰은 이를 사실상의 '뇌물'로 보고 분명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7일 검찰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심우정)는 진 검사장의 의혹과 관련, 뇌물과 횡령·배임의 공소시효(10년·7년) 종료 여부와 별개로 주식 매입과정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앞서 진 검사장은 지난 2005년 넥슨주식 1만주를 4억2500만원에 사들인 뒤 지난해 되팔아 126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진 검사장은 주식 매입자금과 관련, 개인 돈이라고 해명했다가 이후 개인자금과 가족들의 돈이라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검찰은 진 검사장의 해명이 신뢰성이 떨어진 만큼 대가성 여부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우선 넥슨이 주식 매입자금을 진 검사장에 이자도 받지 않고 빌려준 경위와 그 출처를 규명한다는 입장이다. 또 진 검사장이 넥슨주식을 보유한 후 넥슨 관련 수사나 송사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는 등 업무상 편의를 봐줬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김 대표와 대학동기로 친분이 있는 진 검사장은 2002~2004년 수상한 돈거래를 감시하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파견근무에 이어 2009~2010년 증권·금융비리를 전담하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도 지낸 바 있다.

김 대표가 일반인이 쉽게 사들이기 어려운 비상장주식에 대한 정보를 흘리는 방식으로 진 검사장에 사실상 뇌물을 제공했고, 이에 대한 대가성으로 진 검사장이 뒤를 봐준 정황이 나온다면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직무관련성이 있는지 대가성을 따져보고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앞서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진 검사자의 주식 매입 의혹과 관련, 미공개 정보 이용 등 위법 사항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주식 매입자금과 관련해 거짓 소명한 사실이 있다며 지난달 17일 법무부에 징계를 요청했다.

이에 앞선 4월 투기자본감시센터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혐의로 진 검사장을 대검찰청에 고발했고, 대검찰청은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이첩했다.

한편, 대검찰청은 진 검사장에 대한 징계청구 논의를 위한 감찰위원회 개최시기를 중앙지검의 수사종료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결과가 나와봐야 (관련 의혹들이 사실인지 아닌지)아는 것이기에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며 "감찰위원회도 수사 내용이 반영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