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은 17일 "한일 미래세대 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정 의장은 이날 일본 도쿄 중의원에서 열린 첫 번째 '한일의회 미래대화' 개회식 기조연설에서 "한일 양국 미래는 결국 다음 세대의 인식과 실천에 달려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의장은 "일례로 대학생·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양국 국회차원의 교류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들이 양국 협력관계 제고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자"고 밝혔다.

그는 전날(16일) 선친 모교인 일본 중앙대 강연에서도 1600년대 초부터 200여년에 걸쳐 일본을 오간 평화사절인 '조선통신사'를 소개, "양국 젊은이가 21세기 새 한일관계를 위한 '신(新) 조선통신사'가 돼달라"고 한일 미래세대 간 소통을 강조한 바 있다.

정 의장은 "국회의장 취임 뒤 가장 먼저 방문한 나라도, 가장 마지막으로 방문하는 나라도 일본"이라며 "선린외교를 통한 양국 간 우호협력 없이는 미래를 위해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일관계의 오랜 역사를 돌아봐도 두 나라의 협력과 우애만이 우리를 번영으로 이끌었다"며 "한일의회 미래대화가 양국관계의 진정한 화(和)를 이루고 동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이 미래지향적 자세로 임할 것 △동아시아 국가 간 관계를 세력균형 구도만이 아닌 네트워크적 관점에서 볼 것 △문화·환경·재난·정보지식 등 다양한 분야 협력 추진 등을 바탕으로 한일관계를 발전시키자고 제안했다.

정 의장은 이를 위해 한일의회 미래대화 정례화를 주장했다. 그는 "입법이나 관련 정책에 대한 경험과 지식교류를 활성화하자"며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비롯 과학기술발전에 따른 인간 미래에 대한 고민, 일자리 창출 정책방안 등도 논의사항"이라고 했다.

한일 국회 간 교류협력도 강조했다. 한국 국회 사무처, 입법조사처, 예산정책처, 도서관 등에 상응하는 일본 국회 기관 간 교류를 체계화하자는 것이다.

오오시마 타다모리 일본 중의회 의장은 "특히 중요한 건 힘든 때도 대화를 계속하는 것"이라며 "양국의 긴밀한 협력관계 없이는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도 달성할 수 없다"고 화답했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는 양국이 직면한 긴박한 과제로 출생률 추이를 봐도 양국 모두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의원들은 제도 설계, 입법을 통해 대책을 세울 의무가 있다.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사회, 고령자의 안전이 확보된 좋은 사회를 구축하는 게 급선무다. 결실있는 회의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열리는 한일의회 미래대화는 '한일관계와 동북아시아 협력'과 '저출산·고령화 대응'을 주제로 진행된다.

이 행사는 지난 2014년 정 의장이 방일 때 이부키 분메이 전 중의원 의장에게 양국 국회의장 간 교류 정례화를 제안하고, 지난해 10월 오오시마 의장이 방한해 화답하며 만들어진 양국 국회의장 협의체다.

정 의장은 이날 한일의회 미래대화로 지난 14일부터 3박4일간의 일본 방문을 마무리한다. 이번 방일은 정 의장 임기 내 마지막 외국 순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