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도읍(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박완주(왼쪽),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

여야 3당이 원내대표단 구성을 마치면서 20대 국회 원(院)구성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됐다.

20대 국회는 이전과 다른 3당체제, 특히 '여소야대'로 재편되면서 다른 어느 때보다 원구성 관련 셈법이 복잡해진 가운데 국회의장직을 어느 당이 가져가느냐가 협상의 관건이 되고 있다.

여기에 18개 상임위원회 중 핵심으로 꼽히는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도 여야가 모두 탐내고 있다. 법사위는 법안이 본회의에 통과되기 전 거쳐야 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현재로서는 원내 1당인 더민주가 국회의장직을 가져가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만일 더민주가 국회의장직을 맡으면 법사위는 여당에 내줄 가능성이 크다.

일단 원내교섭단체를 넘어 38석이라는 만만치 않은 의석을 확보한 국민의당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의 독식은 옳지 않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원구성과 관련해 "기본적인 원칙은 의장과 법사위원장은 서로 여당과 야당이 각각 따로 맡는 게 옳겠다 싶다"고 말했다.

같은당의 박지원 원내대표와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 이상돈 최고위원 등도 이날 각각 라디오에 출연해 "1당과 2당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나눠 갖는 것이 합리적이다" 등의 발언을 남겼다.

새누리당은 총선을 통해 원내 1당에서 2당으로 내려앉았지만 국정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여당이 국회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날(9일) 원내대표단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의장을 집권여당 입장에서 달라고 요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회의장과 법사위를 다 한 당이 맡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앞서 법사위는 관례적으로 야당이 맡아온 만큼 자신들이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는 더민주도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10일 오전 BBS라디오 '고성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국회의장이나 상임위원장 등 가능하면 많이 가지면 좋겠지만 상대방도 배려해야 하기 때문에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민주가 '국회의장', 새누리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가운데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동했지만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원구성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앞으로 잘해보자는 원론적인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당선된 국회의원의 임기는 오는 30일부터 시작된다. 국회법상으로는 임기 개시 후 7일째 되는 날부터 임시회를 열도록 하고 있어 다음달 5일 이후 20대 국회 첫 개원일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이달 내로 원구성 협상을 마친다면 6월7일 전후로 20대 국회 첫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