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사이드미러나 룸미러가 없는 차량 주행이 가능해진다. 또 지방흡입 시술로 폐기되는 인체지방을 재활용해 자원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정부는 27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황교안 총리 주재로 제5차 규제개혁 현장점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역현장 규제애로를 개선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모든 자동차는 사이드미러 없이 도로주행을 할 수 없다. 사이드미러를 없애거나 카메라, 모니터로 대체하는 것은 불법으로 규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련 규정이 바뀌면 사이드미러를 카메라나 모니터로 대체할 수 있도록 허가해 거울이 없는 '미러리스' 주행이 가능해진다.

방법은 간단하다. 사이드미러나 룸미러를 없애는 대신 콩알만한 크기의 카메라를 설치하고 실내에서 스크린을 통해 좌우와 뒤쪽의 상황을 보는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미러 방식은 기존 미러에 비해 장점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이드미러보다 시야각이 넓어져 후·측방 관찰이 더욱 쉬워지고, 사이드미러가 없어지면서 소음은 물론 공기저항이 약해져 연비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차량 미러리스 논의는 해외에서 더욱 활발하다. 독일의 자동차업체인 아우디는 2008년에 이미 사이드미러 제거 차량을 선보인 적 있으며 일본은 작년 도로운송차량법을 개정해 사이드미러를 카메라와 모니터로 대체할 수 있도록 허가한 바 있다.

강영철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은 "미러리스 방식은 자동차 안전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내년부터 새로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체지방 재활용은 현행법상 연구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아기 출생 후 버려지는 태반처럼 재활용 가능한 의료폐기물로 지정해 고부가가치 소재로, 또 하나의 미래먹거리로 자원화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올해 의료기기 및 의약품 적합·안정성 확인 작업을 거친 후 인체지방을 활용한 인공피부, 콜라겐 필러 등 개발 허용 방안을 본격 진행한다.

이를 토대로 내년 말까지 폐기물관리법과 하위 시행규칙 등을 개정해 2018년부터 의료산업 자원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발전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연간 버려지는 폐인체지방 100톤에서 인공피부 원료 및 콜라겐 등 20조원(1kg당 2억원)어치를 생산할 수 있다. 인체지방 1kg으로 세포외기질 3000mg(1억7000만원), 콜라겐 120mg(2744만원) 생산이 가능하다.

강영철 실장은 "의료폐기물 중 재활용이 가능한 것은 현재는 태반뿐"이라며 "폐인체지방을 의료폐기물로 지정하면 여러 고부가가치 바이오제품을 만드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체외진단·유전자 검사기기의 신속 출시 확대, 의료기기 허가와 신의료기술평가를 7월부터 전면 통합 운영한다는 내용의 '신의료기술평가 제도개선 방안'이 논의됐다.

또 한국경제연구원에서 발굴· 규제개선을 건의한 중복규제 50건에 대한 처리결과와 대구·경북지역 기업들이 건의한 현장 규제애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황교안 총리는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정부는 획기적인 규제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미래산업 성장에 장애가 되는 규제는 과감하게 철폐하는 등 규제방식을 필요한 것만 남기고 모두 할 수 있게 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