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3일까지인 선거구획정안 법정처리시한을 코앞에 두고 11일 심야회동에 이어 12일 낮에도 이틀째 회동을 갖고 선거구획정 담판을 시도했지만, '비례대표 의석 축소' 여부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또 다시 빈손 회동에 그쳤다.

여야는 현재 지역구 의석수를 현행(246석)보다 늘리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선 246석, 249석, 252석, 253석 등의 안을 두루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또 인구감소로 선거구 축소가 불가피한 영·호남 지역의 축소 선거구를 동일하게 맞추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늘어난 지역구 의석수를 어떤 방식으로 메울 것이냐의 방법론을 놓고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현행 의원정수인 300석을 유지한 가운데, 농어촌 지역대표성 확보를 위해 지역구 의석수를 250석 이상으로 늘리는 대신 그만큼 비례의석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비례의석 축소 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 전체 의원정수를 현행 전체 의석의 1%인 3석 가량 늘리거나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을 전제로 최소한의 비례의석 축소를 수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새누리당은 권역별 비례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4+4 회동 직후 "지역구를 늘리면 어떤 방식으로 늘릴 것이냐가 문제"라며 "비례대표를 줄일 것이냐, 권역별 비례제를 받을 것이냐, 정수를 늘릴 것이냐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런 것에 대한 결론에 도달안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가 의원정수 증원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이 대체적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권역별 비례제 도입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개특위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핵심은 권역별 비례제 도입 여부"라며 "권역별 비례제 문제만 정리되면 지역구 의석수는 다 절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이 권역별 비례제 도입에 대해 '21대 국회 도입'으로 양보안을 내놓거나 새정치연합이 지역구도 완화책으로 권역별 비례제 대신 새누리당도 긍정적인 석패율제 도입 등으로 물러서지 않는 한 협상 타결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단 1석도 줄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여야 농어촌 지역 의원들과 "50% 이상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는 정의당의 반발도 여야간 협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여야가 선거구획정 논의를 위한 '4+4 회동'과 원내 쟁점현안 논의를 위한 원내지도부 회동을 병행해 진행하고 있는 만큼 선거구획정과 별개로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이 "(선거구 획정 문제가) 타결이 되면 일괄적으로 타결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야가 선거구획정안 법정처리 시한을 이틀 앞두고서도 '접점찾기'를 실패함에 따라 사실상 선거구획정안의 법정처리시한 준수는 물건너 가게 됐다.

여야가 12일 극적 타결을 하더라도 선거구획정위에서 실무절차를 거쳐 국회에 선거구획정안이 제출되는 데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선거구획정위 관계자는 "여야가 얼마나 디테일한 합의안을 주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획정위 전체회의를 열고 획정위원간 이견을 좁혀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법정시한을 준수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