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어난 이슬람 성지 메카 성지순례자 참사의 희생자 중 이란인 희생자가 당초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AFP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성지순례 행사인 '하지'를 주관하는 이란의 하지 조직위원회는 이날 국영방송 IRIB를 통해 "끔찍한 참사 후 사우디아라비아에 위치한 병원 등을 직접 방문한 결과 7일이 지난 오늘에야 모든 희생자와 부상자의 집계가 마무리됐다"며 "슬프게도 464명의 이란인이 숨졌다는 사실을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메카의 인근 미나에서 '하지' 성지 순례에 나선 순례객들이 서로 얽혀 넘어지면서 1700여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사우디 당국에 따르면 최종 사망자 수는 769명이었으며 부상자는 934명이었다. 이 중에는 이란 뿐 아니라 인도와 인도네시아, 네팔 출신 등 외국인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란은 그간 이번 사고 희생자 수만 1000명을 넘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의혹을 제기해 왔다. 아울러 지난달 30일 자국민 239명이 숨졌고 200명 이상이 실종된 상태라며 희생자 수가 늘어날 것을 우려해 왔다.

이란 적신월사(적십자와 유사한 이슬람 구호단체)는 이제 실종자 중 생존자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사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식 발표로 인해 이란인 희생자 수가 2배 가까이 늘어남에 따라 전체 사망자 수도 함께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란은 이번 사고가 사우디의 행사 당국의 부실한 안전관리 때문이라고 비난했지만 사우디는 규칙을 따르지 않은 무분별한 순례객 때문이라고 맞대응했다.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