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사는 A(28·여)씨는 지난 6일 새벽 서구 치평동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신 뒤 대리운전을 불러 집으로 가려고 하다가 깜짝 놀랐다. 술집 앞에 주차한 자신의 1억원 상당의 벤츠 차량이 없어진 것이다.

당황한 A씨는 인근을 돌아다니며 차를 찾아 헤맸다. 약 1시간쯤 지났을까. A씨는 다시 한 번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차가 원래 주차된 곳에서 100m 가량 떨어진 장소에 '떡하니' 있었다. 게다가 자신의 차에서 처음 보는 젊은 남성이 내리고 있었다.

A씨를 전혀 모르는 이모(29)씨가 벤츠 차량을 몰고 갔다가 다시 가져다 놓은 것.

당황한 A씨는 이씨에게 따져물었고, 결국 경찰에 신고까지 하게됐다.

이씨가 경찰에서 밝힌 사연은 이렇다.

이씨는 그날 인근에서 친구들과 술자리를 하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아프다는 전화를 받게 됐다. 급한 마음에 이씨는 A씨의 벤츠 차량을 자신의 차(인피니티)로 알고 몰고 갔다.

나중에 자신의 차량이 아닌 것을 알고 제자리에 가져다 놓았고, A씨의 차량 스마트 키가 우연히 트렁크에 있어서 시동이 걸려 전혀 의심할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광주 서부경찰서는 이같은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 이씨에게 자동차등 불법사용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차종이 다른 차량을 자신의 차로 잘못 알았다는 것을 믿기가 어렵다. 백미러의 위치부터 다르지 않느냐"며 "게다가 처음 차를 몰고 간 장소와 주차해놓은 장소도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CCTV 확인결과 조씨가 A씨의 차량에 타자 마자 바로 출발한게 아니라 약 5분 뒤 출발한 것을 확인했다. 자신의 차가 아닌 것을 충분히 인지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