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 지도부가 25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린 이산가족의 날 기념식 및 추석 망향제에서 '통일 비빔밥'을 비비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5일 민족 대명절 한가위를 맞아 우리사회 소외계층인 실향민과 탈북자를 만나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들의 아픔을 보듬는 민생·안보 행보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하늘꿈학교(교장 임향자)를 방문, 재학생 및 교사들과 간담회를 통해 탈북 청소년으로서 우리 사회에서 겪는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고 지원방안을 모색했다.

김 대표의 이날 현장 방문은 해마다 서울역이나 용산역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벌였던 귀향 인사를 하는 대신 명절에 가장 마음이 허전할 사회 소외계층을 보듬는 민생 행보의 일환으로 계획된 것이다. 또한 '안보 튼튼이' 정당의 모습을 각인시키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간담회에서 "지구상에 천국과 북한이 있다면 바로 남한과 북한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단일민족이기 때문에 유불리를 떠나서 하루 속히 통일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간담회에 참석한 탈북 청소년들을 향해서는 "향후 수년내에 저는 통일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북한과 남한 체제 모두 겪어본 여러분이 남북간 이질성을 좁히는 아교 역할을 하는 통일세대 주역이자 통일 대한민국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현재 독일의 메르켈 총리도 통일 전에는 동독 출신이었다"면서 "여러분들도 앞으로 통일 대한민국의 메르켈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이에 하늘꿈학교 학생들은 경제적인 면보다는 탈북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문화적 이질감에서 오는 고충을 저마다 토로했다.

임유경 학생은 과거 일반학교를 다닐 때 '왕따'였던 경험을 언급하며 "아직 북한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남한에 많이 남아있다"며 "통일이 되면 북한과 남한 사람이 한데 모여 사회를 이루게 되는데 지금부터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 학생들이 궁극적으로 우리사회에 녹아들어 정착하기 위해 대안학교 학생들이 또래 일반 학생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라며 "정부와 학교가 힘을 합쳐 제도적으로 교류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통일을 위해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어떤 준비를 하느냐는 남학생의 질문에는 통일재원 마련이 기본임을 역설하며 경제 발전을 위한 4대개혁 달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우리 경제가 현재 정체에 들어갔는데 이 상태로 통일은 재앙이 될 수 있다"면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구조개혁을 달성하는 것이 통일 준비의 제1 조건으로, 정치권이 열심히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 등 이날 참석자들은 간담회에 앞서 탈북 학생들의 손으로 직접 가꾼 텃밭 등을 둘러보기도 했다.

앞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망향제 및 이산가족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고향에 갈 수 없는 실향민들을 찾아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대표는 이산가족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달라는 이산가족들의 요구와 관련, "우리가 법을 추진하려고 무지하게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새정치연합에서 반대하고 있어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년 추석 전전일을 이산가족의 날로 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기념행사 등을 개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남북이산가족 생사확인 및 교류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학재 새누리당 의원 대표발의)은 현재 외교통일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김 대표는 국회에 장기간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과 관련해서도 "북한 동포들의 인권을 위해서 북한인권법을 국회서 의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야당이 반대해서 못하고 있다"며 "야당은 북한인권법에 꼭 필요한 조문을 바꾸면 해준다는데 차라리 그러면 안하는게 낫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4대개혁 추진을 강조했다.

그는 "서민 경제가 좋아져야 하는데, 여러 국제적 환경 때문에 만족할 만하지 못한 데 대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국내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선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하는 4대개혁, 특히 노동개혁이 빨리 성공해야만 우리에게 미래가 있다는 생각으로 추석 연휴 쉴틈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