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5일(이하 현지시간) 북한의 도발 행위 중단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제70차 유엔총회 및 유엔개발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욕시내 유엔사무총장 관저에서 열린 반 총장과의 면담 및 만찬을 통해 "북한이 핵 집착과 소극적인 남북 대화 태도를 버리고 대화에 호응하며 평화통일의 길로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핵 포기시 국제사회가 함께 손을 내밀어 지원하고, 한국 또한 동북아개발은행 구상 등을 발전시켜 협력의 길로 나오도록 노력하겠다"는 말했다고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이에 대해 반 총장도 북한이 내달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 등을 시사하고 있는데 대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북한이 도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의 대화의 길에 나올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

반 총장은 또 지난 '8·25남북합의'에 대해 "(한국 정부가) 끈기와 원칙에 입각한 남북 대화로 고위급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하면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통일 촉진에 관한 유엔 차원의 지원 의사도 거듭 밝혔다.

아울러 반 총장은 동북아시아 역내 국가 간 협력에 대해 "세계 5대양 6대주의 대부분 지역에 국가 간 연합체가 있는데, 동북아는 지역 협의체가 제대로 발전하지 않아 의아스럽다"고 말했고, 박 대통령 또한 "동북아야 말로 갈등이 많은데 지역협력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반 총장이 지지 의사를 밝혀온데 대해 사의(謝意)를 표시하면서 지속적인 협력과 성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날 면담 및 만찬에선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과 한국인의 유엔 등 국제기구 진출 확대 방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25~27일 열리는 유엔개발정상회의에서 '2030 지속가능개발목표(SDGs)'가 신(新)개발의제로 채택되는 것과 관련, 반 총장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새마을운동 등 우리의 개발 경험 전수를 통해 국제 개발협력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반 총장도 SDGs 채택에 대해 "앞으로 각 나라는 SDGs 촉진을 위한 여러 조치와 구상을 이행해야 한다"면서 "나도 남은 임기 동안 SDGs가 확실히 되도록 내년부터 준비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올 연말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신(新)기후체제가 논의될 예정인 데 대해서도 "그동안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엔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면서 "에너지 신기술 개발 등 과학기술 적용을 통해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노력에 함께하겠다. 제주도 에너지 자립 섬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 계획을 열심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반 총장은 "한국의 녹색기후기금(GCF) 1억달러 기여 표명 등 적극적인 역할이 바탕이 돼 많은 진전이 있었다"면서 "이번에 각국 정상들이 정치적 의지를 모은다면 성공적 결과가 기대된다. 파리 회의 기간 중 결론을 내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 및 만찬은 오후 6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 약 2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만찬에 앞서 약 20분간 따로 대화를 나눈데 이어, 만찬에 초청된 김용 세계은행 은행과도 함께 10여분 간 환담했다.

만찬엔 박 대통령과 반 총장 부부, 김 총재, 김원수 유엔 군축 고위대표(사무차장급), 강경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사무차장보, 윤병세 외교부 장관, 주 수석,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오준 주유엔 대사 등이 참석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오는 28일까지 뉴욕에 체류하면서 이날 만찬 외에도 유엔개발정상회의와 새마을운동 고위급 행사, 기후변화 관련 주요국 정상 오찬, 유엔총회, 반 총장 주최 오찬, 유엔 평화활동 정상회의 등의 일정에도 반 총장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관저 방명록에 "유엔 창설 70주년을 축하드리며, 세계평화를 위해 유엔이 희망의 등불이 되길 바랍니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