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틀 연속 기습적으로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하자 아시아를 비롯한 국내 금융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11일의 평가절하가 일시적이거나 지속되더라도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던 외환당국과 전문가, 시장 참여자들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긍정과 부정이 혼재하던 위안화 평가절하의 기대효과도 부정적인 영향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가뜩이나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도 불안감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중국의 위안화조치로 잦아들던 글로벌 환율전쟁이 격화되고 덩달아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도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국의 위안화 절하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키 어렵다는 점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인민은행이 전일 위안·달러 환율의 시장 종가를 반영해 다음날 고시환율을 정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런 흐름대로라면 13일도 위안화 고시 환율을 크게 올릴(평가절하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조용찬 소장도 “시장 실세 환율을 반영하기로 한 이상 위안화 평가절화가 당분간 계속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미·중 금리차가 더 벌어져 위안화 절하는 어차피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 펀더멘털(기초여건)을 고려할 때 위안화 가치가 여전히 고평가돼 있는 만큼 연말까지 위안화 가치가 2∼3% 이상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조만간 1200원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불안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위안화 가치는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며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원화도 약세 흐름이 강화되며 원·달러 환율이 이르면 3분기 내에 1200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