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를 받고 있던 성매매 알선업자로부터 사건 처리 상황을 알아봐달라는 청탁을 받고 담당수사관을 만나 부탁한 경찰관에 대한 해임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이승한)는 전직 경찰관 A씨가 서울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경찰공무원으로 업무 특성상 일반 공무원에 비해 높은 청렴성과 준법성이 요구되지만 부정한 청탁을 받고 담당수사관에게 기소 및 구속 수사 가능성 여부 등을 확인한 후 잘 처리해달라는 취지의 사건 청탁을 했다"며 "이를 대가로 받은 5만원 상당의 식사와 현금 50만원은 직무에 관해 금품과 향응을 수수한 행위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는 신분을 이용해 다른 경찰서에 근무하는 담당수사관을 직접 찾아가 청탁했다는 점에서 비위행위의 정도가 매우 무겁다"며 "수수한 금품과 향응의 액수가 작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공직기강 확립 및 경찰에 대한 신뢰 회복 등 공익성이 A씨가 입게 될 불이익 보다 크다"며 "A씨는 비위사실을 부인하며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이 사건이 A씨가 금품수수를 요구해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지 3개월이 되지 않은 시점에 발생한 점을 지적했다.

서울 시내의 한 지구대에 근무하던 A씨는 지난해 1월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그 동생인 B씨가 수사를 받고 있다며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후 A씨는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던 B씨를 만나 "사건 처리 상황을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해당 사건을 담당한 경찰서의 수사관을 찾아가 기소 및 구속 여부를 묻고 "친절하게 부탁한다"며 사건을 청탁헸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로부터 2회에 걸쳐 5만원 상당의 식사 대접과 현금 50만원을 받은 사실이 적발됐고 지난해 7월 해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