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분양전환 감정가로 논란을 빚은 최고급 민간임대 아파트 한남더힐과 관련, 입주민 측 의뢰로 '꼼수평가'를 진행한 감정평가사와 법인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검사 안범진)는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나라감정평가법인 전 대표 김모(56)씨 등 감정평가사 3명과 나라감정평가법인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 감정사에게 평가액을 낮게 책정해 달라고 요구한 한남더힐 분양전환 대책위원장 윤모(66)씨도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 감정평가사들은 2013년 9월부터 11월까지 입주민 윤씨 등과 짜고 편법을 동원해 한남더힐 감정평가액을 낮게 설정해 주고 총 5억8900만원 상당의 용역비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2013년 7월께 세입자 윤씨로부터 "최대한 해줄 수 있는 한남더힐 감정가격 금액을 제시해달라"는 제안을 받은 뒤 실제로는 감정평가를 하지도 않은 채 '탁상감정'을 통해 제안서를 만들었다. 김씨는 용역을 따내기 위해 '제안추정 단가'를 산출하면서 한남더힐의 전세보증금 수준에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평형별 평당 가액을 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한남더힐의 분양 전환 대상 600세대의 감정평가 금액은 실제 2조원을 훌쩍 넘었어야 하지만 1조1천620억원으로 매겨졌다. 나라감정평가법인의 전직 대표였던 김씨는 심사자가 아닌데도 발부된 감정평가서에 심사자로 서명하기도 했다.

지난해 한남더힐의 '고무줄 감정평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토교통부는 같은 해 7월 제일·나라감정평가법인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사건에 연루된 감정평가사들에 대해서는 최장 1년2개월의 업무정지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