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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흉내내는 리포터들
2013년 03월 20일 (수) 15:14:26 이선희 hslee0049@naver.com

지난날 라디오 방송만 있던 시절에는 라디오에서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으면 청취자들은 사고라도 나지 않았나하고 의심 했었다. 이러한 의심을 불식시키려다보니 잠시도 쉬지 않고 지껄일 수 밖에 없었던 것같다. 그러나 TV시대가 된 오늘날에도 라디오 시대의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잠시도 입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방송인들을 자주 본다.

특히 지상파 3사가 약속이나 한 듯 아침 저녁으로 방영하는 고향과 농어촌을 무대로 한 프로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리포터, 탤런트, 코미디언들의 씨부렁거림은 도를 지나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딱한것은 리포터들이다. 코미디언이나 탤런트들은 이미 자기네가 구축한 세계에서 색깔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짓거림, 우스갯 소리가 별 저항감 없이 시청자와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리포터들은 코미디언이나 탤런트들의 연기를 흉내내는 것으로 자기의 역할을 메우려 하고 있다. 크게 착각한 것같다.

리포터들 가운데는 심지어 다듬어지지 않은 사투리를 억지로 흉내낸다든가 보기 민망한 괴상한 몸짓이나 괴성을 반복하고 있는데 왜 이런 사람들이 방송에 등장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한 방송인의 말은 리포터들이 방송에 등장하게 된 것은 방송국의 예산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인원은 부족하고 제작비는 적게나와도 프로그램은 만들어야 하는 마당에 나온 꾀가 미숙련 리포터들의 투입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얼굴 예쁘장하고 말좀잘하는 아가씨들이나 또는 말 잘하는 남자를 물색하게 되었고 이들을 훈련도 제대로 시키지 못한채 마이크를 잡게 했던 것이라고 한다. 방송국의 이러한 속내도 모른체 TV에 나온다는 일념만으로 구름처럼 모여든 지원자들은 보수는 불문하고 하루아침에 리포터가 되기를 꿈꾸게 되었던 것이라고 한다.

리포터들은 무엇보다 동반출연하는 코미디언이나 탤런트와 확연히 구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산상의 압박이 문제라면 차라리 훈련된 아나운서를 활용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 길이라고 하겠다. 만약 리포터의 역할이 코미디언이나 탤런트의 아류가 아니라면 리포터들에 대한 철저한 훈련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우선 표준어 구사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어느나라 말인지 구별이 안되는 발음으로 속사포처럼 지껄여대는 것은 교정되어야 한다. 말을 빨리 많이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한국의 정상적인 교양인으로서의 품위와 매너를 가르쳐야 한다. 웃기는 일은 코미디언에게, 능숙한 사투리의 구사는 탤런트에게 맡기고 한국의 평균적인 교양인으로서의 리포터를 기대 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요즈음 여의도 방송국 주변에 방송학원들이 많이 들어서고 리포터 양성과정을 두고 있다니 양성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같다. 그리고 한가지 덧붙여 말 할것은 리포터들이 농어촌 현장에 나가서 갖가지 음식이나 생선을 무한정 먹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현장 특산품의 맛을 알리기 위해서는 약간 맛만보고 평가를 해야 마땅하거늘 시청자들이 보는 앞에서 마음껏 먹고 있는 장면이 나타난다는 것은 잘못된 버릇이 아닌가로 생각된다. 그런 장면을 시청자들이 볼때는 민폐를 끼친다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李善憙 (주필, 대한언론인회 회원)

(이글의 내용은 글쓴이의 의견일 뿐, 본지의 생각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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