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가애도기간이 종료되면서 이번 참사의 책임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태원 참사의 원인을 제대로 밝히려면 국정조사가 아니라 검수완박 법안부터 손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없는 검수완박을 꺼내 든 것이 오히려 정쟁이라며 국정조사로 정부의 잘못을 파헤치겠다는 태세다. 이런 상황에 여야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본격적인 국회 심사에도 돌입하면서 그야말로 '예산 전쟁'은 양당간 팽팽한 대립이 예고된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는 오는 7일부터 639조 원 규모의 정부 예산안에 대한 본격적인 국회 심사에 돌입한다. 예결특위는 8일까지 이틀 동안의 종합정책질의에 이어 10-11일 경제부처 심사, 14-15일 비경제부처 심사를 각각 진행한다. 오는 17일부터는 내년도 예산안의 감·증액을 심사하는 예산안조정소위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여야 간 충돌 분위기는 정부 예산안에 대한 본격 심사를 앞두고 열린 예결위 2023년도 정부 예산안 관련 공청회에서도 감지됐다. 국민의힘은 639조 원의 정부 예산안은 지난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영을 바로잡기 위해 지출 구조 조정을 통한 재정 건전성 회복에 의미를 뒀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을 논의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정치권에선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 상황이 계속될 경우 법정 기한인 12월 2일 내 본회의 처리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나아가 이태원 압사 참사 부실 대응 추궁과 관련해서 야당의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임위 일정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이와 관련된 '행정안전위, 법제사법위, 보건복지위,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야당은 각 위원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비롯 정부 인사 책임론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여당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야권 주장에 방어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는 야당이 공식 요구한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번 참사의 수사 대상인 경찰이 되려 수사 주체로 나서는 '셀프수사'가 진행됐다면서 진상규명을 위해선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현시점에서 야권의 국정조사 요구가 정치적 공세 성격이 짙다고 보고 경찰 수사 결과를 먼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여당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주 초 정의당 등과 협력해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 오는 10일 본회의에 보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