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인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당 중진인 5선의 서병수 의원을 향해 "역사를 부정해선 안 된다"며 "사과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이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발언한 데 따른 사과 요구다.

조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 의원의 발언으로 밤늦게까지 고민했다. 초선의 용기와 패기로 몇 자 적어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대통령이 탄핵을 받아 물러난 건 역사와 국민에게 큰 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탄핵을 받아 물러난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 그게 정당 정치고 책임 정치"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그 정당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분의 사과는 지난해 12월 15일에서야 나왔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4년이 지나서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조 의원은 "대통령 탄핵도 역사"라며 "역사는 선택적으로 수용해선 안 되며 일부를 부정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일본을 비판하는 것도 역사를 온전히 보지 않기 때문"이라며 "과거사를 사과해놓고도 당 구성원 몇 분이 부정하는 언행을 해서 사과가 무용지물이 돼 버린 전례도 있다. 지난 일에서 교훈을 찾지 못하는 것 역시 어리석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의힘 내부에선 오래 전부터 탄핵의 강을 넘자는 외침이 이어졌다. 말만 앞서는 사과와 약속은 사상누각일 뿐"이라며 "지난해 12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과거에 대한 사과는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서 의원은 국민의힘 최다선이다. 사과를 간곡히 요청한다"며 "국민의힘이 진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날 서 의원의 발언에 대해 당론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탄핵 사태에 사과한 김 전 위원장이 당을 떠나자마자 과거로 돌아갔단 지적이 나올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서 의원 발언은) 당 전체 의견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김재섭 비대위원도 "국민의힘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사과를 구한 지 이제 고작 5개월이 지났다"며 "이러니 젊은 세대가 우리 당을 두고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