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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도로공사 ‘도덕 불감증’ 심각…협력업체 ‘갑질’도
임직원, 부당이득 수수 및 횡령, 갑질 등 적발
2020년 10월 12일 (월) 20:34:33 이윤석 ietoday@daum.net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의 도덕 불감증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직원들의 부당이득 수수, 갑질, 근무지 이탈 같은 징계 사례 뿐 아니라 금품 및 향응 접대, 성범죄 같은 범죄 사례도 다수 발생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도공 국정감사장에선 도공 임직원의 각종 비리와 부당행위, 갑질 등이 도마에 올랐다.

장경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도공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최근 5년 간 임직원들의 징계가 총 81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장 의원에 따르면 매년 임직원들이 비리 및 비위를 저질러 징계를 받는 건수가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했다. 부당이득 수수나 횡령, 부당 사용 및 수령 등 25건으로 금전 관련 징계가 가장 많았다.

특히 심각한 수위의 성범죄도 6건이나 발각됐다. 만19세의 신입사원에게 심한 성적 굴욕감과 모욕감을 줘 울음을 터뜨리게 한 사례도 적발됐고, 동료 여자화장실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경우도 있었다. 음주상태로 운전을 하며 여학생을 따라가 강제 추행한 사례도 있었다.

청탁금지법 위반도 다수 발견됐다. 2017년 이후 하도급 업체 직원이나 다른 기관 직원 등 직무관련자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사례가 8건이 발견돼 과태료 부과 요청 및 징계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밖에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은 직원 간 폭행 및 갑질도 5건, 음주운전도 5건이나 각각 발생했다.

김은혜 의원(국민의힘)은 현장지원직의 근무시간 내 근무지 이탈, 업무 차량 사적 사용 사례 등에 대해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도공 진주지사 임직원 총 9명은 16일에 걸쳐 근무 장소를 무단이탈했다. 이들은 하루 평균 2시간 이상을 테마파크, 연못공원, 전망대 등에서 보냈다. 업무차량 초과 운행 거리만 515㎞에 달했다.

도공 남원지사에선 7명이 5일에 걸쳐 저수지와 계곡을 방문하는 등 근무지를 이탈했고, 엄정지사에서는 9명이 관할구역을 이탈, 인근 관광지 주차장에서 휴식을 취하다 주민의 민원으로 적발됐다.

도공은 휴게소 운영업체에 화장실 개선사업비를 떠넘기는 등의 ‘갑질’ 행위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송언석 의원(국민의힘)은 도공이 전국 135개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 개선사업을 시행하면서 총 사업비 415억원 중 310억원을 휴게소 운영업체에 떠넘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은 도공이 설치한 도공 소유 자산으로 휴게소 화장실의 실질 가치를 증가시키는 비용은 도공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사실을 뒤늦게 감사원이 확인해 보상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적했음에도 도공은 보상조치를 1년 가까이 미루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공은 휴게소 운영업체에게 ‘유명 브랜드’를 입점 시키도록 사실상 강제해 공정한 경쟁이 아닌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지적도 받았다.

박영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휴게소 운영업체를 평가할 때 ‘유명 브랜드’를 입점시키면 가점을 주는 등으로 영세 중소업체가 입점하기 어렵게 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도공은 매년 서비스 향상 명분으로 ‘휴게시설 운영서비스 평가지표’를 만들어 휴게시설 운영업체를 평가한다. 휴게시설 운영업체는 계속 일을 하려면 이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야만 한다. 하위등급을 받은 업체는 중도에 계약을 해지 당할 수 있다.

그런데 도공은 유명브랜드 ‘37개사’를 지정해 해당 브랜드의 매장을 입점시키거나 유지하면 최대 3점의 평가 가점을 주고 있다. 운영업체라면 영세 중소업체를 기피하고, 적극적으로 유명브랜드를 유치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사정으로 고속도로 내 휴게소 매장을 운영하는 소규모 영세 사업자들은 최근 ‘고속도로중소상인협회’를 결성하고, 도로공사 측에 특정 ‘유명 브랜드’ 유치에 따른 가점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박 의원은 “휴게소 이용객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 휴게소 선택의 폭을 넓히고, 영세한 중소업체의 휴게소 진출을 위해 ‘유명브랜드’ 입점에 대한 가점제도를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토교통위원회에 참석한 의원들 자료에 따르면 도공의 잇단 비리와 갑질 행태 등이 계속 문제가 되면서 도공은 지난해 공공기관 평가에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도공은 2018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재직자의 친인척 임용 문제와 전 사장의 가족회사 일감몰아주기 의혹 등으로 2019년 공공기관 청렴도조사에서 전년 대비 2등급이나 하락한 4등급을 기록했다. 공공기관 청렴도조사는 1등급에서 5등급까지 다섯단계로 평가한다.

장경태 의원은 “도로공사 임직원의 비리 및 비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고, 임직원의 윤리의식이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이전 사장이 불명예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난 만큼, 청렴한 기관이 되어 국민이 인정할 때까지 노력을 게을리 않기를 바란다”고 개선 의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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