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캅카스의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무력충돌을 빚은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아르메니아가 아제르바이잔 점령지서 철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터키는 같은 튀르크계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을 군사·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아르메니아가 아제르바이잔의 나고르노-카라바흐를 점령해 시작된 위기를 종식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메니아가 즉시 점령지를 떠나면 이 지역에 평화와 조화가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전날부터 양측의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양측의 교전으로 현재까지 민간인을 포함해 적어도 39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옛 소비에트 연방의 구성국이던 시절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인 아제르바이잔 영토였다.

소련이 붕괴하기 직전 나고르노-카라바흐는 향후 독립공화국을 설립한 뒤 궁극적으론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다.

이를 지원하는 아르메니아와 막으려는 아제르바이잔은 1992∼1994년 전쟁을 벌였다.

현재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적으론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실효적으론 아르메니아가 지배하는 분쟁지역으로, 미승인국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은 2017년 '아르차흐'로 바뀌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놓고 30년 가까이 분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2016년에는 양측에서 200명 이상 사망하는 대규모 교전을 벌였다.

지난 7월에도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해 10여명이 사망했으며, 이후 터키는 아제르바이잔에 무인기와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군사지원을 강화했다.

아르메니아는 이미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용병 4천명을 아제르바이잔으로 옮겨 전선에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아르메니아의 또 다른 도발이자 완전히 허튼소리"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