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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하차도 사고는 ‘인재’…직무유기·관리부실이 원인
책임 면하고자 허위 회의록 작성
2020년 09월 14일 (월) 23:51:36 이석봉 기자 hslee0049@naver.com

 지난 7월 폭우 때 차량이 침수되면서 3명이 숨진 부산 동구 초량 제1 지하차도 사고가 직무를 유기한 공무원들의 안이한 대응, 부실한 지하차도 관리 등이 빚어낸 ‘인재’로 밝혀졌다.

지하차도에 물이 차면 차량진입 금지를 자동으로 알리는 전광판은 고장 나 있었고 부산시 재난 컨트롤타워였던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귀가해 잠을 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시와 동구는 하지도 않은 대책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부산지방경찰청은 지하차도를 부실하게 관리하고 재난 상황에 안이하게 대처한 공무원 8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기소 대상은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부산시 재난대응팀 6급 직원 1명 등 부산시 공무원 2명을 비롯해 동구 부구청장 등 동구청 공무원 6명이다.

경찰은 이들이 직무유기, 업무상과실치상,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변성완 권한대행이 부산시 재난 대응 총괄 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사고 상황을 보고 받고도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 혐의)가 있다고 봤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당일 변 권한대행은 개인 일정으로 저녁을 먹은 뒤 폭우에 적절한 지시를 하지 않은 채 곧바로 관사로 귀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 권한대행은 재난 상황에 회의를 주재하고 사망자, 중상자가 나온 재해가 발생하면 1시간 이내에 현장을 확인해야 하는 등의 매뉴얼을 따라야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동구 부구청장과 담당 부서 공무원 3명은 지하차도 시설관리를 맡고 있었지만, 배수로·전광판 등 재난대비시설 관리가 부실했고 침수 여부를 감시하거나 사전에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은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부산시와 동구는 지하차도 사고 책임 여부가 불거지자 실제 하지 않은 상황판단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 공무원은 당시 호우경보에 따라 시민안전실장 주재의 회의를 개최했으나, 이 회의를 마치 권한대행이 진행한 것처럼 회의록을 꾸몄다. 동구청 공무원 2명도 비슷한 방법으로 회의록을 작성한 혐의(허위 공문서 작성·행사)를 받고 있다.

부산 동구청 직원 가운데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공무원은 부구청장, 안전도시과장, 안전총괄계장, 안전과 주무관, 건설과 기전계장, 기전계 담당자 등 6명이다.

소방관 4명의 경우 피해자를 발견할 당시 지하차도로 유입되는 빗물 유속이 매우 빠른 상황에서 기름통에 줄을 묶고 두 차례에 걸쳐 구조를 시도했으나 실패하는 등 재난대비 지침을 준수하지 못한 점은 일부 인정되나 인명구조 장비가 없어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적극적인 구조 활동을 기대할 수 없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현장에 도착한 뒤 교통 통제를 한 경찰 3명은 먼저 도착한 소방관이 구조 활동을 전개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경찰관의 구조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 등에 비춰 형법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가 어려워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사고 당시 집중호우로 배수 시설 설계조건보다 많은 양의 빗물이 장시간 과도하게 유입됐고 배수펌프가 모두 작동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배수펌프 저류조에 이물질이 유입되면서 배수량이 저하됐고 지하차도 입구 배수로가 일부 막혀 유입되는 빗물이 늘어난 점을 고려할 때 평소 배수펌프 관리가 정상적으로 관리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감정 결과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과수 등과의 합동 감식 결과, 당시 집중호우로 제1 지하차도에는 배수 시설 설계조건보다 많은 양의 빗물이 장시간 과도하게 유입된 것이 침수의 1차 원인이라고 밝혔다.

지하차도 배수펌프는 모두 작동 중이었으나 배수펌프 저류조에 이물질이 유입되면서 배수량이 저하됐고, 지하차도 진입로에 설치된 배수로 일부가 막혀있어 유입되는 빗물의 유량이 증가한 점을 고려할 때 평소 배수펌프가 정상적으로 관리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감정 결과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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