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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2차 가해 논란
피해자 측 변호인 "피해자, 이 상황과 MBC 잔인하다고 표현"
2020년 09월 14일 (월) 23:51:15 문 영선 ctoday34@naver.com

 MBC가 진행한 신입 취재기자 입사시험에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를 '피해자인지, 피해호소인이라고 칭해야 하는지' 묻는 문제를 출제해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논제 자체가 2차 가해라는 지적에 대해 MBC는 "어느 명칭을 사용하든, 기자라면 뜨거운 현안을 다룰 줄 알아야 하는데 논증 과정을 평가하려는 것이 취지였다"는 입장이다.

13일 언론사 시험 준비생 커뮤니티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이날 MBC 신입 취재기자 입사시험을 보고 온 언론사 지망생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공영방송인 MBC가 정파적인 논제를 가지고 논리성을 논한다 생각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다음은 이날 논술시험의 논제 원문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성추행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의 호칭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한쪽에서는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지 않았는데 '피해자'란 단어를 쓰면 성추행을 기정사실화 하게 된다."며 '피해호소인' 또는 '피해고소인'으로 칭했다.

반대쪽에서는 "기존 관행과 달리 '피해호소인'이란 말을 쓰는 것 자체가 성범죄 사건에서의 피해자 중심주의에 반하고 2차 피해를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당신은 '피해호소인(피해고소인)'과 '피해자' 중 어떤 단어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 그 이유를 논술하라. (제3의 적절한 호칭이 있다면 논리적 근거와 함께 제시해도 무방함)

이를 두고 언론사 지망생들은 "논제 자체가 2차 가해", "그 많은 주제 중 하필 저 주제를 논제로 낸 의도가 궁금하다' '논제가 편향적' '공영방송에서 정파적 논제를 가지고 논리성을 논한다' 등 성토했다. 이날 MBC 입사시험을 치른 언론사 준비생은 "이 논제 때문에 피해자가 고통받을 것 아닌가. 명백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피해호소인은 이해찬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에서 고 박 전 시장의 사망 이후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를 향해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이라는 호칭을 처음 썼다. 피해자가 아닌 '피해호소여성'은 피해자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주관적 주장일 뿐이란 뜻이 내포된 단어다. 피해자 변호인과 정치권, 여성계 등이 비판하자 민주당은 7월 17일 피해 호소인 호칭 사용을 공식 사과했다. 이후 박 전 시장 고소인에 대해 피해자로 통일해 부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MBC 측은 14일 오후 1시 <여성신문>에 "해당 논제 출제 취지는 시사현안에 대한 관심과 사건전후의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을 보기 위함이며 어떤 호칭을 선택했느냐가 평가 사안이 아닌, 논리적 사고력과 전개 과정만을 평가하려는 게 핵심 취지"라고 입장을 밝혔다.

MBC 측은 고 박원순 전 시장 고소인 보도와 관련해 2차 가해를 막아야 한다고 보도했으며 한쪽을 두둔하라는 것이 아닌 기자로서 논증을 풀어가는 과정을 보려는 게 출제 의도이며, 젊은 세대들의 눈에 달리 비춰져 안타깝다고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피해 호소인이란 용어가 문제가 있다면 어떤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지 논리적으로 논증해달라는 것"이라며 "기자는 양쪽의 주장을 고르게 듣고 한쪽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면 그 주장에 왜 문제가 있는지 논증을 해야 하는 언론인으로서 사명이 있다"며 설명했다. 양쪽의 주장을 다 들어보고 어떤 어휘가 선택되는지 그 과정에 대한 의견과 맥락을 제시해달라는 것이 출제 의도란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피해 호소인이라는 어휘에 문제가 있다면 왜 문제가 있는지, 어떤 맥락상의 문제를 갖고 있는지 2차 가해 문제까지 논증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자라면 그 용어에 문제가 있다고 단 한마디로 끝내는 것이 아닌 왜 문제가 있는지 풀어가는 논증력이 요구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 문제 정답이 없다. 논술은 논리적 전개 과정을 보는 것이 핵심"이라며" 종군위안부와 위안부 피해자가 맞냐는 문제와 같은 것이다. 여기에 성노예가 들어가면 논술 문제가 된다. 종군위안부라고 현재 답변할 사람이 없지 않나. 종군위안부로 논리적 전개를 잘한다면 답변을 잘 한 것으로 논술에선 평가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에서 분명히 이 용어 외 제3의 용어가 있다면 그것을 심도있게 고민하고 이유를 제시해달라고 했다"며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잘 지켜져야 피해자가 보호받을 수 있으며 현재 두 가지가 마치 대립되는 것처럼 비치는데 항상 상충되는 것이 아니다. 기자라면 양측의 입장을 다 듣고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사안을 풀 수 있어야 진정으로 피해자가 보호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피해호소인이라고 하면 점수를 주고 피해자라고 하면 점수를 안 주는 것이냐'는 물음에, 그는 "얼마 전 이동재 전 기자 논란이 있었던 채널A 출신 기자, TV조선 기자를 채용했다"며 "우리도 (고 박원순 고소인을) 피해자라고 정리했으나 최근 일인 이 사안을 어떻게 깊게 이해했느냐, 기자들은 뜨거운 현안을 다뤄야 하므로 현안을 다룰 내공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라고 했다.

현행법상 성폭력과 관련한 법률 용어에도 피해 호소인이란 단어는 없다. 관련 법 등에 따르면 성폭력으로 피해 본 사람을 피해자라고 부르고 판결이 나기 전 소송절차에 들어가면 피해자로 인정하고 있다.

한편 14일 피해자 변호인 김재련 변호사는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피해자는 이 상황에 대해 참 잔인하다고 표현했다"며 "성폭력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를 증명하기 위해 도마 위에 올려놓은 생선하고 똑같아진다. 사람들이 살도 발리고 뼈도 추리고 그러는데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현재 사건을 진행하고 있는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MBC에 대해 "이 피해자에 대해 피해 호소인이라고 명명했던 분들이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고 용어가 정리됐는데도 언론사에서 다시 이것을 논쟁화한 것"이라며 "피해자 입장에서 내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해 법에 고소했고 우리 법에선 그 단계로부터 피해자로 명명하고 절차상 보호 규정을 적용하고 있고 피해자의 무료 법률구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그런 절차를 이 사건 피해자도 지원받고 있는데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을 쓰는 것이 맞는지 의도를 가지고 논제를 던지는 것 자체가 매우 유감스럽다고"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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