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학기부터 전국 학교에 초등 1∼2학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AI) 기반 수학 학습관리프로그램이 전면 도입된다. 공교육에 AI가 도입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초학력 부족, 취약계층 학생 등 4만여명 대상으로 에듀테크(교육기술) 콘텐츠를 활용한 개별 학습지도·관리 멘토링도 진행된다. 온라인 개학 이후 대두한 학력격차 해소 문제에 대해 교육당국이 ‘학생 개개인 맞춤형 학습관리’를 골자로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교육계에선 당장 원격수업으로 발생한 격차를 원격수업 강화로 해결하겠다는 것으로 “어불성설”이란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11일 세종시교육청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방역·학습·돌봄 3대 안전망 구축을 골자로 하는 ‘모든 학생들을 위한 교육안전망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원격교육 전면화로 인한 초등생 학습격차 누적을 막기 위해 AI 학습관리프로그램이 개발·보급된다. 당장 오는 9월부터 초등 1∼2학년 대상으로 한 게임 기반 학습관리프로그램이 활용될 예정이다. 이는 학년별로 기초수학 영역 진단평가를 진행한 뒤 AI 분석을 거쳐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학교는 이를 수업에 활용해 수학 기초학습을 지원한다. 누적된 분석 결과는 차기 교육과정, 교과서 개발에 기초자료로 쓰인다.

기초학력 부족, 취약계층 학생 4만여명 대상으로 ‘에듀테크 멘토링’도 진행된다. 교대 재학생, 퇴직교원 등으로 구성된 멘토가 각 20명 내외 학생에 대해 에듀테크 플랫폼·콘텐츠를 활용한 학습지도·관리, 스마트기기·콘텐츠 사용법을 지도하는 식이다. 기초학력 전담교사 배치도 내년에 추진된다. 전남도교육청은 올해 3월부터 초등학교에 기초학력 전담교사 40명 배치를 진행하고 있다.

고교 대상으로도 중·하위권 학생 대상으로 한 맞춤형 학습지도가 시작된다. 수석교사 등 우수교사 1명당 학생 6명씩 연결해 1대1 온·오프라인 학습 컨설팅을 진행하는 식으로 대상 학생은 총 3000명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개별 학생에 대한 학습관리다. 그간 학교 현장에서는 온라인 개학 이후 학생 개개인 지도가 어려워졌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 교육부가 교사 3790명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부족 학생 증가 시 원인’을 물은 결과 33%가 ‘교사 개별지도 곤란’을 꼽았다. 전국 초·중·고 교사 5만1021명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32%가 학습격차를 줄이기 위해 ‘개별화 학습관리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등교수업을 통한 보충지도’는 이보다 높은 응답률인 38%를 기록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부 대책이 여전히 원격수업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 교육적 관점이 결여된 기술적 접근으로는 현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무엇보다 등교수업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게 근본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명 상한제 등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통한 대면수업 활성화를 제안했다. 실제 강원, 충남 등 일부 교육청은 전교생 3분의 2로 제한한 교육부 등교인원 방침과 달리 모든 학교에 2학기 전원 등교수업을 권고하기도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일선 학교에 전면 등교를 권장했지만 수도권과 같이 과대 학교, 과밀학급이 많은 학교에 대해서는 등교 인원을 전교생의 3분의 2가 넘기지 않도록 강력히 권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