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부터 수도권 및 광역시에서 분양되는 민간주택의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다. 법인이 주택을 구매할 경우 무조건 별도 양식의 신고서와 자금조달계획을 제출하게 하는 등 법인 부동산 규제도 강화된다.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도 청약시장이 과열되고 집값이 들썩이자 정부가 고강도 대책을 꺼내든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11일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및 성장관리권역 등의 민간택지에서 건설·공급되는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로 강화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 시행령을 8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도권의 경우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에 따라 경기 가평·양평·여주 등 자연보전권역을 제외한 주요 도시지역이 과밀억제권역이나 성장관리권역으로 지정돼 있다. 민간주택 분양이 활발한 지역 대부분이 포함되는 만큼 사실상 수도권 전역에서 분양권 전매를 전면 금지한 셈이다.

정부는 부동산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인해 수도권의 비규제지역 청약시장이 과열되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서울은 최근 6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 중인 데 반해 경기·인천 지역에서는 신규 분양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예로 현대건설이 지난 3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의 경우 804가구 모집에 5만8021명(72 대 1)이 몰렸다.

국토부는 “올해 분양된 단지 중 40% 이상이 20 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과열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2017~2019년 20 대 1을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분양단지 당첨자 4명 중 1명은 전매제한 기간 종료 후 6개월 내에 분양권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광역시에서도 도시계획법상 ‘도시지역’으로 용도가 지정된 곳에서는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다. 이번 조치는 국토부가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완료하는 8월 이후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는 주택단지부터 적용된다.

국토부는 법인의 부동산 거래를 통한 투기나 탈세를 막기 위해 관련 규제도 강화키로 했다. 이달 중 관련 법령을 개정해 법인이 주택을 거래하는 경우 별도의 ‘법인용 실거래 신고서식’을 제출토록 할 방침이다. 이 서식에서는 기존 매도·매수인 기본정보 등 외에도 자본금·업종·임원정보 등 법인에 대한 기본정보, 주택 구입 목적, 거래 당사자 간 특수관계(친족) 여부 등을 추가로 기재해야 한다.

국토부는 법인이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에는 거래지역 및 거래가액과 상관없이 무조건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규제지역의 경우 3억원 이상 주택, 비규제지역에서는 6억원 이상 주택 거래 시에만 자금조달계획서를 내도록 했지만 이를 확대한 것이다.

법인 등의 불법적 부동산 거래에 대한 집중단속도 확대된다. 국토부는 법인·미성년자·외지인의 주택 거래 중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지 않는 거래를 대상으로 투기 여부나 탈세, 대출규정 위반 등을 집중조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조사 대상 지역은 경기 안산 단원·상록, 시흥, 화성, 평택, 군포 등 국지적인 집값 상승이 일어나고 있는 비규제지역들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21일 관계부처 합동단속을 벌여 투기과열지구에서 탈세가 의심되는 법인의 부동산 거래 57건을 적발해 국세청에 통보하는 등 처분 절차에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