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사진)의 둘째 아들이 2017년 아시아나에 입사한 데 이어 최근 큰아들까지 입사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내부에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공교롭게도 한 사장이 고통 분담을 호소하며 비상경영을 선포한 날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 사장의 첫째 아들 ㄱ씨는 이달에 아시아나 운항부문(조종사) 직원으로 입사했다. 둘째 아들 ㄴ씨는 3년 전 아시아나에 일반관리직으로 입사해 재직 중이다. 둘째 아들이 입사할 당시 한 사장은 HDC현대산업개발에 아시아나와 함께 매각된 아시아나IDT 대표이사(부사장)로 재임 중이었다.

한 사장 두 아들의 입사 소식은 이날 익명의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를 통해 퍼졌다. 직원들은 블라인드에 “아버지가 사장인데 인사팀이 모를 리가 없다. 지원과 동시에 합격한 셈” “첫째 아들까지 급하게 일정을 당겨가며 운항 인턴으로 채용했다” “아들 두 명 다 본인이 근무하는 회사에 꽂아넣은 대단한 분” 등의 글을 올렸다.

아시아나는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 이어 최근 코로나19가 항공업계를 강타하면서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장 두 아들의 입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내부 직원들의 자괴감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이날 한 사장은 임직원에게 보내는 담화문을 통해 “항공수요가 크게 위축돼 회사가 위기에 직면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는 대표이사 이하 모든 임원이 일괄사표를 제출하기로 했으며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10일간의 무급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 사장은 최근 창립기념일 기념행사 취소 소식을 알리며 “전년도 대규모 영업적자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상당한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강도 높은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 사장 첫째 아들의 채용 논란을 두고 아시아나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전문직을 채용하는 면접 과정에는 사장이 동석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또 “기존 채용 일정을 당겨 진행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고, 기존 일정대로 채용 과정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직군에 채용되기 위한 조건인 면장, 운항시간 300시간 등을 갖추고 있어 채용 자격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둘째 아들의 경우 한 사장이 아시아나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인 2017년 입사해 근무 강도가 높은 편인 부서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