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주요 주주인 이른바 '강성부펀드' KCGI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그리고 반도건설 등 3자가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연합군을 형성했다. 이들은 한진그룹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퇴진을 요구했다.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것이다.

31일 KCGI,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등은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3월에 예정된)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 한진그룹 성장과 발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며 "앞으로 한진그룹 전문경영인 체제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해 주주 공동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KCGI는 이날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등과 한진칼 지분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해 이들을 특별관계자로 추가함에 따라 보유 지분이 기존 17.29%에서 32.06%로 늘어났다고 공시했다. 기존 KCGI 보유 지분에 조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 지분 각각 6.49%와 8.28%가 추가된 것이다.

이들은 3자 연합의 이유로 한진그룹이 처한 위기를 거론했다. 입장문은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이는 현재 경영진에 의해 개선될 수 없다"며 "기존 경영방식 혁신,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주주가치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KCGI가 그간 꾸준히 주장해온 전문경영인 체제 등 개선 방향에 조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이 차례로 공감하며 이 같은 연합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이는 사실상 조 회장의 경영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3월 개최될 예정인 한진칼 주주총회는 3자연합과 조 회장 측이 이사진 선임, 주주제안 등을 놓고 치열한 표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델타항공 보유 지분 10%와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오너 등이 가세할 경우 총 32.45%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3자 연합과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지분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