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야권이 13일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대해 "긴 세월동안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남쪽 정부든 북쪽 정부든 함께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인터뷰에 "대한민국 대통령의 발언이 맞는가"라며 분개했다.

이창수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한가위를 맞아도 북한에 형제 자매가 남아 있는 이산가족은 마음 풍족한 명절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며 "그런데 대한민국 대통령이 추석 당일 공영방송에 출연해 그런 국민들의 마음을 후벼파는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적화통일을 목표로 한 남침으로 벌어진 한국전쟁, 이후에도 통일은 뒷전인 채 미사일 도발과 핵 개발에만 치중하며 인권존중은 포기한 북한과 대한민국이 동등하게 잘못했다는 의미가 아니여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북쪽 정부'란 표현을 지적하며 "귀를 의심케한다"고 힐난했다. 그는 "한반도에 두 개의 국가가 존재한다는, 북한 체제를 인정한다는 취지의 대통령 공식발언이 추석 명절에 나왔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거래대상으로 삼아 정치적 밀당을 자행해온 북한의 비인도적이고 비열한 시도조차 두둔하는 것은 이산가족을 두 번 울리는 일"이라며 "이산가족 상봉 시도를 환영하지만 결단코 총선을 200여일 앞둔 정치적 속내가 아니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어 "UN총회를 10여일 앞둔 지금까지도 북한 체제를 두둔하는 대통령의 언행이 참으로 우려스럽다"며 "국민들을 헷갈리게 하는 언행을 삼가고, 국민 시름을 덜어줄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다할 것을 강력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도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국민들이 듣기에 참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말은 바로해야 된다고 이산가족 상봉이 안 되는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정권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듣기 좋으라고 또 저런 소리를 하나보다 싶다가도 한숨이 나온다"고 탄식했다.

이 대변인은 "번번이 난관에 부딪힐 때도 그렇고 난항에 처한 현 상황도 북한 정권의 책임이 일차적이고 크다"며 "문 대통령이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자의적으로 내리는 것까지 봐줄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북핵 문제도 도무지 난망인데 이산가족 문제도 진전이 없으니 도대체 문 정부는 할 줄 아는게 무엇인지 분통이 터진다"며 "이산가족 문제마저 할 말 못하고 애매한 줄타기를 할 게 아니라 북한에 똑 부러지게 요구해 문제를 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리운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것만큼 사무친 아픔이 없다. 부디 문 정부에서 분명한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KBS 추석특별기획 '2019 만남의 강은 흐른다'에 출연해 "(남북 사이에) 다른 일들은 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산가족 상봉만큼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인도주의적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이산이 70년인데 이렇게 긴 세월동안 이산가족의 한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것,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조차 안 준다는 것은 그냥 우리 남쪽 정부든 북쪽 정부든 함께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 많은 발전이 있어야 하지만 우선 이산가족이 만나게 해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며 "우선 지금까지 해오던 이산가족 상봉 행사라도 더 자주 열려야 하고, 더 큰 규모로 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