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복귀하다 실종된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직원인 사이먼 정이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된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홍콩의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반대 시위를 두고 중국과 영국의 갈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사건으로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이 사람은 중화인민공화국 치안관리조례처벌법 위반으로 선전 경찰에 의해 15일의 행정구류에 처했다”면서 “홍콩인으로 영국인이 아니라 중국인이라 순전히 중국 내부의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이먼 정의 구체적인 혐의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영국이 최근 홍콩 문제에 대해 잘못된 발언을 하고 있어 여러 차례 강력히 항의했다면서 “선동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앞서 ‘홍콩01’ 등 홍콩 매체는 사이먼 정이 지난 8일 홍콩과 인접한 광둥성 선전의 한 비즈니스 회의에 참석했다가 고속열차를 타고 홍콩으로 돌아오던 길에 연락이 끊겼다고 보도했다. 사이먼 정은 영국 총영사관 스코틀랜드 국제발전국에서 투자 업무를 맡고 있으며, 업무차 정기적으로 중국 본토를 오갔다고 한다.

중국 공안은 최근 선전을 오가는 홍콩인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들의 휴대전화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 관련 사진이나 영상을 발견하면 구금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실종 당일 오후 10시쯤 여자친구에게 고속열차를 탔다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여자친구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는 “국경을 통과하려고 해. 나를 위해 기도해줘”였다고 홍콩 매체들은 전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중국과 영국 관계가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홍콩 시위 사태가 격화되자, 영국 정부는 중국이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당시 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여러 차례 비판했고, 중국 정부는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사이먼 정의 실종 소식이 보도된 후 “우리 직원 한 명이 억류됐다는 보도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