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남성이 실종 3년 만에 빈집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지난 6월 30일 오후 12시쯤 동작구 신대방동의 한 빈집에서 목을 맨 상태로 숨져있는 A씨(28)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A씨는 가족과 함께 지난 2015년 10월 서울 동작구에서 세종시로 이사한 뒤 가족에게 “이전 집에 놓고 온 물건이 있어 갖고 오겠다”며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3년 10개월여 만에 발견된 A씨의 시신은 부패해 뼈만 남은 상태로 알려졌다. 시신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현장을 관리하던 청소업체 관계자로 전해졌다. 동작경찰서 관계자는 “타살 등의 혐의점을 찾을 수 없었다”며 “휴대전화는 꺼져있었던데다 지갑과 신분증 등 소지품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맡겨 실종자 신원과 대조한 다음에야 신원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가족들이 추가 수사 지휘 등을 원하지 않아 검찰 수사 지휘 후 사건을 종결 처리할 방침이다.

A씨가 발견된 곳은 재개발이 되지 않아 주택 4채만이 방치된 곳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별도의 개발 계획이 없어 버려진 집이 모여있는 곳”이었다며 “원래 살던 집에서 몇 블럭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곳에서 발견됐다”고도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A씨는 평소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있어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 등은 “A씨가 평소 이해하기 어려운 책을 자주 읽었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한복판에서 변사체가 4년 가까이 방치됐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면서 빈집 등 위험지역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개발 소요 등으로 인해 생긴 빈집을 관리할 의무가 있는 관할구청도 관리소홀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해당 지역을 관리하는 청소업체 관계자는 “‘악취가 난다’ 등의 민원이 접수되면 구청은 빈집 외관만 청소하고 안은 들여다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