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을 정부 원안대로 2025년까지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제2공항은 국내선 전용으로 지어져 현재 제주공항 국내선 수요 절반을 분담할 예정이다.

19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최종 보고서'를 공개했다. 당초 국토부는 이날 오후 3시 제주 농어업인회관에서 최종 보고회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반대하는 주민들이 행사장을 점거하는 바람에 보고회가 무산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국토부는 반대 주민 요구에 따라 작년 6∼11월 입지 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을 실시하고, 타당성 재조사 모니터링 목적으로 지난해 9∼12월 운영한 검토위원회도 당정협의를 거쳐 6월까지 2개월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성산읍 제2공항 반대대책위를 비롯해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단체들은 환경 문제와 사전 타당성 용역에 대한 의혹 등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날 국토부 결정은 기존 제주공항이 단일 활주로로 운영되는 전 세계 공항 중 두 번째로 혼잡해 더 이상 제2공항 건설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실제로 2016~2018년 3년간 국내 주요 공항 활주로 이용률을 보면 인천공항이 72%, 김포공항이 64%인 데 비해 제주공항은 98.5%에 달한다. 제주공항 항공기 지연율도 17.3%로 대부분 한 자릿수인 타 공항에 비해 높은 편이다.

국토부는 제주 전체 항공 수요가 2026년 3440만 통행(편도 운항 횟수, 사람 수 기준 1720만명), 2055년엔 4109만 통행(2055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국토부는 기존 제주공항을 '주공항'으로, 제2공항은 '부공항'으로 각각 두고, 제2공항이 국내선 수요 중 50%를 처리토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제2공항은 연간 1898만 통행(949만명) 처리 목표로 계획하고 있다. 계류장과 터미널 등에 단계별 건설 계획을 적용해 국제선 취항에도 대비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기본계획 용역 내용을 바탕으로 제주도를 포함한 관계 기관 의견 수렴과 협의를 거쳐 오는 10월 기본계획을 고시할 예정이다. 남은 절차는 실시 설계 용역, 토지 보상, 공사 착수 등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항 건설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는 지역 주민과 소음 피해를 입는 주민 의견을 수렴해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 주요 목적이었다"면서 "최종 보고회 무산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내실 있는 기본계획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 기관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별도 최종 보고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