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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부실수사' 정준영 측 변호사와 손잡은 경찰
2019년 06월 13일 (목) 16:36:56 문 영선 ctoday34@naver.com

 2016년 가수 정준영씨(30)의 불법촬영 고소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이 정씨 변호사와 “쉽게 가자”며 영상 등이 담긴 휴대폰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증거를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6년 가수 정준영씨의 불법촬영 혐의를 수사한 성동경찰서 경찰관 ㄱ씨(54)를 직무유기와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 정씨의 변호사 ㄴ씨(42)는 직무유기와 증거은닉 혐의로 기소의견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2016년 8월 정씨는 한 여성과 성관계 도중 휴대폰으로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후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검찰에 송치됐지만 최종적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ㄱ씨는 정씨의 휴대폰 압수수색을 의도적으로 피하거나 ㄴ씨와 짜고 공문서를 위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ㄱ씨는‘성관계 장면을 촬영했다’며 피해 여성에게 고소당한 정씨를 조사한 뒤, 그의 변호사인 ㄴ씨와 저녁식사를 하며 “휴대폰을 분실한 것으로 쉽게 쉽게 (처리) 하면 될 것”이라고 먼저 제안했다.

ㄱ씨는 이후 ‘정씨 휴대폰을 압수수색 할 수 없었다’고 보고하기 위해 정씨 휴대폰을 복원포렌식(디지털 복구) 의뢰서를 위조했다. 당시 정씨 측은 불법촬영 증거가 남아있는 휴대전화의 압수수색 등을 피하기 위해 고장난 것처럼 포렌식 업체에 복구를 의뢰해놓은 상태였다.

ㄱ씨는 “1~4시간 후 휴대폰 출고 가능, 데이터는 평균 24시간 이내 복구 완료된다”는 포렌식 업체 의뢰서에 적힌 안내 문구를 가려 복사한 후 원본대조필 날인을 찍어 첨부했다. 이후 ㄱ씨는 추후 데이터가 복구되면 임의제출 받아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ㄱ씨는 휴대폰을 압수하라는 상부 지시에도 불구하고 수사 17일만에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변호사인 ㄴ씨는 ㄱ씨에게 “사건 처리를 쉽게 해드리겠다”며‘휴대폰이 망실되어 데이터 복원이 불가능하다’는 포렌식 업체의 허위 확인서를 만들어준 것으로 조사됐다. ㄴ씨는 이후 경찰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정씨의 휴대폰을 변호사 사무실에 숨겨 증거를 은닉한 혐의도 받는다.

2016년 벌어진 정씨의 불법촬영 사건 부실 수사 의혹은 지난해 말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논란이 시작되면서 다시 불거졌다.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이 유출되면서 성접대 의혹과 남성 연예인들의 불법촬영 및 성폭행 범죄가 드러났다. 이 카카오톡 대화내용은 2016년 정씨의 휴대전화에서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ㄱ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했다. ㄱ씨와 ㄴ씨는 친분이 없는 사이었고, 관련자 계좌를 전부 확인했지만 대가나 금품이 오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당시 고소인은 경찰 조사가 시작되기 전 처벌불원서를 제출해, ㄱ씨가 사건을 빨리 마무리하기 위해 관련 증거를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ㄱ씨와 ㄴ씨는 일부 확인된 사실을 제외하고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성범죄 관련 사건은 보통 3~4개월씩 걸리고, 범죄 영상 입수가 필수라 17일만에 수사를 마친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경찰관 7명, 정씨 소속사 관련자 9명 등 20명을 조사해 종합적으로 혐의를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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