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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총선심판론 이어 의원소환제 이슈화
靑 정무비서관 국민청원 답변
2019년 06월 12일 (수) 19:27:09 이문열 ietoday@ietoday.kr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 북유럽 순방 기간 중 연일 야권을 향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강기정 정무수석이 지난 11일 내년 4월 총선 심판론을 제기한 데 이어 12일에는 복기왕 정무비서관이 나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여야정 상설협의체 재가동을 추진해 온 청와대가 자유한국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국정 파행 책임론'을 제기하며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대야(對野) 기조를 전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은 "청와대가 국회를 무시하며 3권 분립을 침해하고 있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복 비서관은 이날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요구한 국민청원 관련 답변에서 "선출직 중 국회의원만 견제받지 않는 나라가 정의로운 나라인가"라며 "대통령도,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도 소환할 수 있는데 유독 국회의원을 소환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복 비서관은 이어 "국회가 일하지 않아도, 어떤 중대한 상황이 벌어져도 주권자인 국민은 국회의원을 견제할 장치가 없다"며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는 국민이 한 번의 선거 행위로 위임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국민 주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적극적인 제도라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국회가 대답해야 한다"며 "현재 계류 중인 국회의원 국민소환법이 이번 20대 국회를 통해 완성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사실상 현재 계류 중인 국회의원 국민소환법을 조속히 통과시키라며 야권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20대 국회에는 국민소환제 관련 법안 3건이 발의된 상태다. 김병욱·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황영철 한국당 의원이 각각 국민소환에 관한 법안을 발의했다. 발의된 법안에선 국회의원이 헌법 46조 청렴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위를 이용해 재산상 이득을 얻었을 때,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을 국민소환 대상으로 명시했다. 또 해당 지역구 유권자 중 15% 이상 서명으로 소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복 비서관 발언은 청와대 내부적으로 대야 기조가 전환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강 수석도 앞서 11일 한국당과 민주당 해산 청구를 각각 요청한 국민청원에 "정당에 대한 평가는 선거를 통해 내릴 수 있음에도 이처럼 국민청원으로 정당 해산을 요구한 것은 '내년 4월 총선까지 기다리기 답답하다'는 질책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내년 4월 총선 심판론'을 제기했다. 청와대가 이틀 연속 야권을 겨냥한 작심 비판에 나서면서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한 대(對)국회 전략이 대화 추진에서 여론전을 통한 압박으로 전환됐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번 청와대 측 견해 표명은 사실상 순방 성과 홍보를 포기하더라도 향후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해 국회 압박을 위한 여론전에 집중하는 것으로 방침을 굳힌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두고 청와대가 국회 책임론을 앞세우며 경제정책 성과 부진, 정국 파행 책임을 국회에만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추가경정예산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게 경기 부진의 근본 원인이 아닌데도 마치 한국당이 발목을 잡아 경제가 어렵다는 식으로 정치적 프레임을 설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본분을 망각하고 정쟁 유발에 여념이 없는 청와대 정무라인, 산통이나 깨지 말고 자중하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전날 정당 해산 청원 답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의 막가파식 국회 모욕과 야당 공격에 이어 오늘은 청와대 정무비서관께서도 친히 청원에 답하는 형식으로 국민소환 운운하며 국회와 야당을 도발하고 나섰다"며 "국회가 많은 논의를 바탕으로 처리해야 할 국민소환제에 대해서도 대통령 참모가 훈계하듯 나서는 것 역시 제왕적 대통령에 걸맞은 제왕적 참모라는 것과 이 정권의 국회 무시, 3권 분립 무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나머지 야당도 청와대가 연일 국회를 압박하고 나선 데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소환제 기본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국민청원을 빌미로 '정당 해산'에 이어 '국민소환제'까지 언급하는 것은 3권 분립 민주주의 국가에서 나가도 너무 나갔다"고 지적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국회의원을 유권자 발의나 투표로 소환 가능한 나라는 영국 베네수엘라 벨라루스 나이지리아 등 10여 개국이다. 이 중 선진국은 영국이 유일하다. 영국 국민소환법은 2009년 하원의원들이 의원수당을 남용한 '세비 스캔들'이 터지자 의원 윤리 강화 차원에서 2015년 도입됐다.

영국 국민소환법은 하원의원이 형사 문제로 기소돼 형이 확정됐을 때, 의원윤리위원회에서 정직을 당했을 때 등 소환 사유를 엄격하고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정책적 활동으로 인한 소환은 인정하지 않는다. 영국에서 국민소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사례는 지난 5월 과속운전을 한 뒤 벌점을 피하기 위해 자기 차를 다른 사람이 몰았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징역 3월형을 선고받고 4주 동안 형을 살았던 피오나 오나산야 전 노동당 의원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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