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수면 마취제 프로포폴 상습투약 의혹을 내사 중인 경찰이 의혹이 제기된 병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과 보건당국은 병원 측이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면서 전날에 이어 이틀째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경찰과 보건당국은 병원 측의 거부로 인해 진료기록 등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강남경찰서, 강남구보건소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투약 의혹이 나온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H성형외과에 대한 합동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합동점검은 병원장 측이 잠적하면서 이틀째 공전 중이다. 경찰과 보건당국은 이틀째 병원을 방문해 진료기록부, 마약부 반출입대장 등에 대한 임의 제출을 요구했으나 병원 측은 원장 부재를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장이 경찰 측 번호를 모두 수신거부하고 연락을 전혀 받지 않는 상황"이라며 "계속 지켜만 볼 수는 없는 만큼 광역수사대 측에서도 압수수색 영장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자료 폐기를 막기 위해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 현재까지 현장에서 인력을 철수하지 않고 있다. 강남구보건소 측도 전날 오후 H성형외과에 대한 조사명령서를 발부한 상태다.

경찰은 이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투약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 접촉에도 나섰다. 다만 제보자는 과도한 관심에 부담을 느껴 이를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합동점검은 20일 한 매체가 이 사장이 2016년 1월부터 10월까지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매체는 H성형외과에서 일한 간호조무사의 제보를 받아 의혹을 보도했다.

프로포폴은 일명 '우유주사'로 중독성이 강해 2011년 마약류로 지정된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의혹에 대해 이 사장은 전날 서울 장충동에서 열린 신라호텔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입장문을 통해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 사장은 "2016년 왼쪽 다리에 입은 저온 화상 봉합수술 후 생긴 흉터와 눈꺼풀 처짐(안검하수) 수술 치료 목적으로 병원에 다녔다"며 "수차례 H외과를 다닌 적은 있지만 프로포폴 불법 투약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