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 경영복귀 이후 첫 정기임원인사에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신 회장은 부회장급인 사업부문(BU)장 절반을 교체하고 주요 계열사 대표도 확 바꾸며 그룹 전반에 차세대 인재를 전면 배치했다.

롯데는 19일 롯데지주와 롯데제과·케미칼 등 식품·화학·서비스·금융 부문 30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어 임원인사를 확정,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 허수영 화학BU장, 이재혁 식품BU장 등 그간 풍부한 경험으로 롯데의 성장을 이끌었던 일부 BU장과 소진세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이 퇴진했다. 신임 화학 BU장으로는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이 선임됐다. 김 신임 BU장은 1984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로 화학업계에 입문해 롯데케미칼의 신사업을 이끌어왔다.

롯데케미칼 신임대표로는 임병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이 내정됐다. 임 내정자는 1989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신규사업, 기획 업무를 담당했으며 정책본부 국제실, 롯데미래전략센터장, 정책본부

신임 식품 BU장에는 이영호 롯데푸드 사장이 내정됐다. 이 BU장은 1983년 롯데칠성음료로 입사해 생산, 영업, 마케팅 등 전 분야를 두루 거쳤으며 2012년부터 롯데푸드 대표를 역임했다. 롯데는 인도와 동남아시아 공략과 식품부문 사업 확장 전략에 핵심 역할을 해온 이 BU장을 새로 선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부회장급 고위 인사들의 변동으로 롯데지주 실장급도 연쇄 이동을 했다. 가치경영실은 경영전략실로 명칭이 바뀌었다. HR혁신실의 윤종민 사장이 실장을 맡는다. 경영개선실장에는 박현철 롯데물산 대표(부사장)가, HR혁신실장은 정부옥 롯데케미칼 폴리머사업본부장(부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오성엽 커뮤니케이션실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다른 계열사들의 최고경영자(CEO)도 대거 교체된다. 롯데칠성음료 주류BG 대표로는 롯데아사히 대표를 지냈던 김태환 해외부문장이 선임됐다. 롯데렌탈 신임 대표는 이훈기 오토렌탈본부장이 맡는다. 롯데면세점 신임 대표에는 이갑 대홍기획 대표가 내정됐다. 대홍기획 신임 대표로는 홍성현 어카운트솔루션 본부장이 선임됐다.

그룹에서 여성 임원도 4명이 늘어 모두 34명이 됐다. 롯데첨단소재 윤정희 마케팅지원팀장과 호텔롯데 배현미 브랜드표준화팀장, 롯데미래전략연구소 조기영 산업전략연구담당, 정보통신 배선진 PMO담당 수석이 이번에 새로 임원이 됐다.

또 롯데제과 인도법인인 롯데인디아의 밀란와히(Milan Wahi) 법인장이 수익성 개선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임원이 되면서 외국인 임원도 8명으로 늘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 전체적으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신동빈 회장이 강조해온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사업을 강하게 추진하고 그룹에 혁신을 일으킬 새 인물들을 전면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30개 롯데 계열사의 인사가 단행된 데 이어, 20일과 21일에도 롯데쇼핑 등 유통 및 기타 부문 20개사가 이사회를 열고 임원인사를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