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 당시 국가인권위원회 직원들에 대한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는 인권위 자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11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 7∼11월 자체 진상조사를 벌인 결과, 이명박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인권위 내 특정 인사를 축출하거나 인사 불이익을 주기 위해 작성한 블랙리스트가 존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블랙리스트는 인권위가 2008년 10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에 대한 경찰의 인권침해를 인정한 뒤 경찰청 정보국과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실 등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권위는 블랙리스트가 직원들의 인권을 침해한 것은 물론, 인권위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행위이자 형법상 직권남용에 의한 권리 행사 방해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에 관련자들을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한편 인권위는 장애인 인권활동가 우동민씨가 2011년 1월 인권위 청사 점거 농성에 참여했다가 숨진 사건에 대해 “당시 인권위의 조치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이는 인권위가 농성장소의 난방과 전기 공급을 끊고 식사 반입을 제한한 탓에 우씨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인권활동가들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