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검은 윤장현(69) 전 광주시장이 지방선거 공천을 염두에 두고 사기범에게 거액을 보낸 것으로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광주지검 정수봉 차장검사는 10일 사기범에게 사기를 당한 윤 전 시장을 상대로 선거법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윤 전 시장이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김모(49·여)씨에게 최초로 문자를 받은 때는 지난해 12월22일이다. 김씨는 “권양숙 여사입니다. 5억원을 보내주면 큰 힘이 되겠습니다”라며 권 여사를 사칭했다. 윤 전 시장은 문자가 온 휴대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김씨와 통화까지 했다.

윤 전 시장은 3억5000만원을 대출받고 1억원은 지인에게 빌려 모두 4억5000만원을 마련했다. 윤 전 시장은 김씨가 알려준 계좌번호로 지난해 12월26일 처음 2억원을 송금했다. 사흘 만인 29일 윤 전 시장은 추가로 1억원을 광주시청 비서를 통해 비서 명의로 보냈다.

윤 전 시장이 3억원을 보낸 후인 지난 1월초 권 여사를 사칭한 김씨로부터 문자가 왔다. 김씨는 “당대표에게 윤장현 시장을 신경 써달라고 얘기했다”는 문자였다. 김씨가 권 여사 행사를 하면서 민주당 대표에게 공천 영향력을 행사한 것처럼 꾸민 문자다.

김씨는 이후 윤 전 시장에게 당 경쟁후보인 이용섭 후보 얘기도 꺼냈다. 김씨는 지난 1월18일 “어제 이용섭 후보와 통화했는데, 이 후보가 알아들은 것 같다”는 메시지였다.

공천과 관련한 구체적인 문자를 받은 윤 전 시장은 지난 1월5일 1억원, 1월31일 5000만원 등 1억5000만원을 추가로 송금했다. 김씨가 5억원을 요구한 지 한 달여 만에 4억5000만원을 보낸 것이다. 김씨와 윤 전 시장이 지난해 말부터 지난 10월까지 10개월간 음성통화 12번과 문자메시지 268회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전 시장은 이날 “선거와 관련해 김씨와 특별히 주고받은 이야기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