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를 하루 앞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들개 정신으로 '한 놈만 패겠다'고 했지만, 돌이켜보면 야당의 투지와 근성을 바탕으로 이슈와 정국 고비마다 처절한 투쟁으로 단 한순간도 쉴새없이 달려왔다"며 소회를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년 동안 더 이상 우리가 기득권 정당, 웰빙 정당, 금수저 정당이 아닌 쇄신하는 참된 보수 정당, 선도적인 사회 개혁 정당으로 발돋움 하는데 미력하나마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지난 한 해는 야당의 동력이 철저히 대중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며 "야당은 대중과 교감해야 하고, 국민 정서와 공감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야당의 생명력 그것으로 끝이란 사실을 절대 잊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원내지도부에 바라는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야당은 잘 싸워야한다. 잘 싸울 수 있는 처절한 진정성이 몸과 뇌리에 박히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야당의 모습 안 나온다"며 "그런 모습이 안나온다면 하루 한끼씩 굶고서라도 처절함을 만들어야하고, 억지로라도 눈물 흘려서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 한다. 배부른 싸움이라고 인식되지 않도록 처절함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병준 비대위에 대해서는 "당의 가치와 비전, 진로까지 잘 만들어가고 있다고 보고있다. 비대위는 한국당의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원내대표에서 물러나더라도 비대위가 성공할 수 있록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이어 "기존의 인식과 기존의 방식으로는 김병준 비대위의 결과물을 소화해 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진정한 보수 대통합의 길은 김병준 비대위에서 만들어진 정신이 반영될 것이라 본다. 나 자신만의 꿈, 목적을 위해서 절대 섣부른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1년동안 (원내대표)활동에 대해서 국민들이나 당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또 제 역량과 능력도 부족하다.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보면서 생각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취임 이후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해서 "원내대표가 되고 의원들에게 야성을 부탁했다. 끊임없이 싸우는 야당으로 체질 변모 시키는 과정이 많이 힘들었다"며 "또 개인적으로는 자식들에게 보여줘선 안된 것들을 보여준 데 대한 미안함이 있다"고 했다.

좋았던 점으로는 "5당 원내대표가 미국을 방문해 미 상무부 장관과 만나 우리 철강, 자동차 등 관세를 예외적으로 적용시킨 부분은 보람이 있었다"라면서 "하지만 개인적으로 오랜 인연을 가진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미국에서 돌아오자 마자 유명을 달리한 것은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의 카운터파트너였던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집권당 원내대표는 청와대, 정부, 여당 의원들의 입장을 아울러야 해서 가장 어려운 자리인데, 거칠고 거센 나같은 야당 원내대표를 만났으니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홍 원내대표는 인내했고, 그런 가운데 '더불어한국당'이 만들어진 것 아니겠나"라며 웃음 짓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때로는 야당 원내대표로서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메시지를 내고, 공격하고, 문제 제기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상처 입은 사람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임기가 끝나면 내 거친 공격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고 힘들어했을 사람들을 위로하고, 소주잔 한잔으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