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은 임수빈(사진·57)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위원장으로 ‘정도경영위원회’를 출범한다고 9일 밝혔다. 과거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기업문화 쇄신을 위한 목적이란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정도경영위원회는 임 위원장이 상근하는 상설기구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위원회는 그룹 주요 경영활동에 탈·위법 요소가 없는지 사전 심의하는 동시에 진행 중인 업무에 대해서도 일정 기준을 만들어 정기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 위원장은 사법연수원 19기로 춘천지검 속초지청장, 대검찰청 공안과장을 거쳐 2008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로 재직하면서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이른바 ‘MBC PD수첩 사건’ 수사를 맡았던 인물이다. 그는 수사과정에서 “언론의 자유 등에 비춰 볼 때 보도제작진을 기소하는 것은 무리”라며 조직 수뇌부와 갈등을 겪은 뒤 검찰을 떠났다. 그는 올해 초 국민권익위원장으로 내정됐으나 개인 사정을 이유로 고사하면서 최근까지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임 위원장은 “처음 태광그룹의 제안을 받고 고민했지만, 지배구조 개선 활동과 오너 개인 지분 무상증여 등에서 개혁에 대한 진정성을 느껴 수락하게 됐다”며 “특히 기업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던 저에게 수차례 부탁했다는 것도 개혁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태광을 건강하게 만들어 국가와 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모범적인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회 보좌관, 청와대 행정관 등을 거친 황신용(49) 전 SK하이닉스 상무도 이번에 위원회 위원으로 합류했다.

재계 일각에선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이호진 전 회장의 검찰 고발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 커지는 ‘오너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임 위원장을 영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