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불황 여파로 일자리를 잃은 30대가 원룸 옆방 여대생을 상대로 흉기 강도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조선소서 실직한 다른 30대 남성은 차량에서 목숨을 끊으려다가 차에 불이 나는 바람에 생명을 건졌다. 

지난해 2월 조선소에서 일을 그만둔 박모(34)씨. 1년여 동안 부산의 한 원룸에서 지내며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대출금 상환과 원룸 월세 미납 등으로 박씨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졌다. 

견디다 못한 박씨는 이달 중순 옆방에 살고 있는 여대생 A(21·여)씨를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옆방의 인기척을 통해 A씨가 집을 나서는 시각을 확인한 박씨는 지난 21일 오후 5시쯤 방에서 나오던 A씨에게 흉기를 들이댔다. 

A씨를 방안으로 끌고 들어간 박씨는 노끈을 이용해 A씨를 결박한 뒤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는 협박성 말을 남기고 직불카드를 빼앗아 달아났다. 박씨는 인근 편의점에서 A씨의 직불카드로 90만 원을 인출해 이중 3만 원을 음식값에 사용했다. 

A씨의 협박에 겁을 먹고 부산경찰청 인근에 사는 친구에게 상의를 하러 가던 A씨는 마침, 근무 중이던 경찰관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 이에 경찰은 해당 원룸으로 출동해 입주자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던 중 집에 머물고 있던 박씨를 긴급체포했다.